[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박종윤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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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톨의 씨가 움터
마음 지킴이 당산나무가 되어 가듯
내일이 또 내일로
누에 꽁무니에서 뽑아내는 하얀 실로
이어진 나날들
주먹 불끈 쥐고 태어난 아이가
층계 따라 자라더니
아들 딸 낳아 부모가 되고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백발 노인이 되었다
이어 되고 되더니 또 되고 되어
아침 동산 찬란한 햇살이
종일 밝은 광란을 부리더니
석양 무렵에 주황색 검정막을 쳐서
하루를 덮고
다음날도 그렇게 그리고 또 그렇게
실타래에서 실이 풀려나오듯
내 이마에서 실금이 늘고
다음날도 그렇게 그러더니
백발 숫자가 가난한 집.
※ 박종윤 시인은 한국문협 회원, 한국수필가연대 부회장, 문예사조 편집위원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서울지회 이사, 계간문예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수필문학회 부회장, 수필문학작가 회장, 한국문인협회 구로지부 부회장을 역임했다. 작품집으로 <숨결로 이어진 그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발자국마다 고인 행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