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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타민

[시가 있는 세상] 김미정 '사랑 떼기'..
문학여행

[시가 있는 세상] 김미정 '사랑 떼기'

신영규 기자 shin09ykkk@hanmail.net 입력 2023/02/12 13:40 수정 2023.02.12 14:14

[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네가 큰 바다로 헤엄쳐 갈 때
나는 강어귀 돌방귀에 몸을 숨긴다
숨길 수 없는 마음일랑은
강바닥 모래 깊이 파묻는다
가벼운 한 마리 송사리처럼.

바다 저 너머
물결 따라 춤추는 네 모습
아름답다. 뜨거운 눈물 솟는다
옷에 붙은 껌을 떼려면 꽁꽁 언 얼음
내 영혼에 엉긴 사랑을 떼려면 무심한 빙하의 적막

이따금 바다가 보낸 네 안부
하늘거리는 강물
그 비늘자락에 감기어 너를 느낀다
저 멀리 숨 쉬고 있는 너를 느낀다

네가 큰 바다로 헤엄쳐 갈 때
나는 가볍게 몸을 숨긴다
쓰린 내 가슴 비늘
내가 숨죽여 바라본다
둥지 밖으로 새 둥지로 떠나가는 새끼들
어미새는 울지 않는다
멀찍이서 바라볼 뿐이다

 

김미정 시인은
∙한국신문학인협회 및 경남수필문학회 회장 역임
∙한국수필작가회 부회장 역임, 월간 신문예편집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중등교사 6년,
∙마산수정로타리클럽 회장 및 국제로타리 총재 지역 대표 역임
∙순수문학상(수필), 황희문화예술상, 황진이문학상, 한국문인상, 한국신문학상(시) 외 다수
∙수필집 『안개바람』, 시집 『그대 앞에 풀잎처럼』, 『흙을 훔치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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