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황현중 시인 |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두 손을 마주 잡고 길을 가다가
갑자기 헤어지고 싶다
느닷없는 이별을 만들어
찬란한 슬픔을 연주하고 싶다
서로가 굳게 다져 놓은
사랑의 담벼락에 구멍을 내고 싶다
너무 냉정하지만 않게
당신을 사랑했노라고,
이럴 수밖에 없는 내 가슴도 아프다고,
하면서
울먹이며
서쪽의 빈 들판을 향해
무작정 걷고 싶다
마치 운명이 내 발걸음을 재촉이나 하듯이
아마, 해는 서산을 넘고
서글픈 남자의 긴 그림자는
한 폭의 노을에 젖으리
짓궂은 운명의 장난 같은 이 애절한 풍경화를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 꿈처럼 담아 두고 싶다
눈물짓지 말아야지
뒤돌아보지 말아야지
마지막 눈부신 사랑의 완성을 위해
화룡점검!
무겁게, 아주 무겁게 손을 들어 흔들어야지
오! 황홀한 이별 연습
가끔은 사랑을 모른 체하고 싶다
아주 가끔은 이별의 뒷모습으로 남고 싶다
황현중 시인 약력
∙전북 부안 출생
∙2015년 월간 『시사문단』 시 등단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